‘화쟁’은 불교내 다양한 종파의 견해를 하나로 회통한 원효의 저서 <십문화쟁론(十門和諍論)>에서 유래합니다. 당시에는 불교가 주류사상이던 때이므로 화쟁은 분열되어 있던 사회사상 전체를 하나로 꿰어 통섭하였던 시도였습니다. 그러나 그것만이 전부가 아니었습니다. 지금도 그러하지만 당시 신라 사회 역시 지배와 피지배, 전쟁과 평화, 신분과 차별 등 여러 모순되어 보이는 것들 간의 각축으로 사회적 고통이 컸던 때 였습니다. 원효는 그 한복판에 자신의 삶을 던져 분열과 대립으로 얼룩진 사회 이슈의 원융회통을 시도하였습니다. 모든 이원론을 뛰어넘을 수 있는 화쟁의 정신을 그의 삶처럼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없습니다.
오늘날에도 ‘화쟁’이 절실한 이유 역시 종교적인데 있다기보다는 사회적 필요성 때문입니다. 오늘 한국사회는 극심한 갈등과 다툼으로 고통스럽습니다. 화쟁위원회는 지난 5년여간 여러 갈등 현장에서 화쟁의 방식을 적용하여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여 왔습니다. 단순한 조정과 화해를 넘어 갈등의 당사자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근원적 가치의 정립이 필요하고, 그것이 가능함을 부분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화쟁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대되었지만, 안타깝게도 화쟁을 소개하는 서적이나 연구물들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화쟁을 소개하고자 이 소책자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이 소책자를 계기로 전문가들의 후속 연구가 활발히 이어지고, 무엇보다 많은 이들이 자기 삶의 현장에서 화쟁을 탁마하고 실천하는데 도움이 되는 자료로 활용될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화쟁, 인류의 미래를 여는 아름다운 몸짓』는 다음과 같이 다섯 장으로 구성되었습니다.
1장 ‘화쟁이란 무엇인가?’에서는 화쟁이 무엇인지를 살펴보았습니다.
2장 화쟁의 선각자들, 그들의 위대한 실험
이 장에서는 간디, 마틴루터 킹, 만델라의 삶을 화쟁적 입장에서 조명하였습니다. 우리는 특히 20세기 화쟁의 선각자들의 삶에서 화쟁이 불교에 국한되지 않고, 진정한 평화를 일구었던 모든 이들의 삶의 방식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3장 한국사회에서 화쟁의 실험
이 장에서는 화쟁위원회가 출범한 후 결합하였던 사회갈등, 쌍용자동차, 한진중공업, 강정마을 등의 사례에 결합하였던 경험을 소개합니다.
4장 화쟁, 어떻게 할 것인가
화쟁을 실천하는 방식은 이치에 맞게, 정서에 거스르지 않게, 이 두 가지입니다. 일종의 화쟁을 현실에서 구현할 방법론이라고 해도 좋을 이 두 가지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5장 불교와 화쟁
화쟁의 원형은 붓다의 삶입니다. 붓다의 발걸음은 늘 저자거리로 전쟁터로 향했고, 그 살벌한 현장에서 붓다는 진정한 평화와 대안을 모색하였습니다. 그 편린을 살펴보면서 한국불교가 나아갈 길을 생각해 봅니다.
이 책은 화쟁사상을 대중의 눈높이에 맞추어 설명한 최초의 실험입니다만, 아무래도 조금 표현상 어려운 점도 눈에 띱니다. 부족한 점도 많습니다. 아무쪼록 이 책이 사부대중의 화쟁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우리사회가 ‘화쟁’을 통한 공감과 소통이 활발해 지는데 조금이라도 기여하기를 기대하면서 많은 관심과 보도를 요청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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